남편의 실업으로 소득이 아예 없어지면서 40대 중반에 휴대폰 정지되는 삶. 정말 비참했습니다. 고2 첫째아이 급식비, 기숙사비는 어떻게 내나 샆어서, 차라리 망신 덜 당하도록 자퇴까지 권유했습니다. 극단적인생각이 들때면 지적장애 둘째 아이는 엄마가 데려가겠다, 이런 말도 했는데, 첫째가 그럴거면 혼자 남아서 뭐하냐며 같이 가겠다고 하더군요. 말은 그렇게 했지만 엄마로서 정말 참담하고 후회스러웠습니다.
정말 다 포기하고 싶었는데, 매번 지나다니던 길에서 낯선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습니다. 빚 해결, 채무 상담, 복지 연계... 첫째 아이가 자꾸 마음에 걸렸었는데 어차피 잃을 것도 없게 된 거, 첫째 아이 고등학교 졸업은 시켜주자고 마음먹고 좀 더 버텨보려고 찾아갔습니다. 회생, 파산 관련 상담은 이미 여러 번 받아봐서 거의 포기한 상태라, 저는 다 필요 없고 첫째 학비만이 목표였습니다. 그런데 얘기 나누면서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, 계속 공감해주고 휴지 주시면서 이야기 쭉 들어주신 박은숙 상담가님, 정말 감사드립니다. 사회보장협의회에 시도해보자고 말씀해주시고, 읍사무소에 바로 연락하셔서 긴급 생계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씀도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.
하루살이 인생에 아이 공부 시키는 건 사치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. 저도 상처를 많이 받았고, 제가 아이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습니다. 그러나 이번에 지원을 받으며, 다시 한 번 힘을 내보겠다 다짐했습니다. 돈 걱정하느라 친구들 매점 갈 때 혼자 급식을 더 먹던 아이, 외식하자고 하면 괜찮다고 말리던 우리 아이의 당장 급한 기숙사비, 급식비 전부 해결됐습니다. 이번 분기는 걱정없다고 아이도 참 좋아합니다. 쳇바퀴 같은 굴레에서 벗어나서 아이가 꿈을 이루고, 받은만큼 사회에 돌려주는 지식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이도 노력하고,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. 다시 한 번 정말 감사드립니다.